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건물 건축한 김중업 탄생 100주년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2/09/27 13:37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건물 건축한 김중업 탄생 100주년
 주태국대한민국대사에게 듣는다 


▲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본관 정면 모습

대한민국 건축가 김중업은 1922년 3월 9일 평양 진향리에서 태어나 1988년 5월 11일 사망했다. 일본 요코하마고공(현 요코하마국립대학) 건축과에 입학한 후 건축공부를 한 후 1944년 한국으로 귀국 후, 조선주택영단(현 LH의 전신)에 재직하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교수가 되었다. 한국전쟁중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예술회의 한국대표로 참석했다가 그대로 프랑스 르코르뷔지에 아틀리에를 방문해 즉석에서 견습생으로 시작해 정직원이 되어 1956년까지 현지에서 일을 했다. 이후 한국으로 귀국 해 김중업 건축연구소를 설립하고 이후 홍익대학교 교수, 건축 도시계획연구소 초대 소장 등올 활약했다.

김중업의 건축 작품으로는, 부산대학교 본관, 건국대학교 도서관(현 외국어교육관), 서강대학교 본관, 주한 프랑스 대사관, 유유산업 안양공장(현 김중업박물관), 삼일빌딩(31빌딩), 단암빌딩, 안국빌딩 그리고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건물 등이 있다.




▲ 김중업 작품 : 좌로부터 산부인과 병원, 서강대학교 본관, 김중업 건축박물관 내부

 문승현대사와의 대화 


▲ 주태국대한민국 대사 문승현

“우리 주태국대한민국 대사관 건물이 미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 약 170여개가 넘는 공관이 있는데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대사관저를 건축가 김수근(화가 김수근과는 동명이인 : 편집자주)이 건축하였고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건물을 김중업 건축가가 건축/설계한 것입니다.

저도 태국 부임이 결정되기 전에는 몰랐는데 부임이 결정된 후 살펴보니 이곳 대사관 건물이 한국 근대 건축사에 중요 인물중 하나인 김중업씨가 설계하고 건축한 건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태국 오기 전 안양에 있는 김중업박물관을 방문해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올해가 김중업씨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하니 제가 굉장히 의미있는 해에 태국에 부임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대사관 건물에 대한 역사를 파헤쳐 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승현 대사는 태국에 부임한 후 주태국한국대사관과 관련된 자료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지어진 대사관에는 이렇다할 자료들과 건축 도면 등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대사관 깊숙히 보관되어 있던 건축도면도 찾고 오래 되다 보니 이곳 저곳 부서지거나 보수해야 하는 곳들도 있어 본국의 지원을 받아 수리하고 고쳐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곳에 부임한 후 다른 여러 나라 대사관을 방문해 보며 부러웠던 것이 각 나라마다 나름대로의 문화유산들을 간직하고 있더군요. 우리도 있어야겠다는 생각 중에 대사관 건물이 생각 났습니다. 교민 역사가 65년 이상이 되었는데 이제 대사관 건물을 시작으로 우리의 유산들도 하나둘씩 발굴해 나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건물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부산 UN 기념공원의 입구와 거의 비슷한 모양의 대사관 대문을 지나면 88올림픽 평화의 문을 연상 시키는 중앙 조형물이 나타난다. 참고로, UN 기념공원 입구와 88올림픽 평화의 문, 두 곳 모두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이다.



▲ 서울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과 부산 UN 기념공원 입구

직선과 곡선의 과감한 처리, 동양적인 처마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처럼 딱딱 떨어지는 직선적인 건물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대사관 중앙 건물. 김중업의 건축물에 아름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처마’를 이해해야 한다고들 한다. 내부에서 보았을 때와 외부에서 보았을 때 처마의 위치는 내부도 될 수 있고 외부도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하나의 영역에 다른 요소가 공존하는 상반된 개념을 공유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대사관 대문은 단순히 ‘크다’라는 느낌만 있지 않다. 스콜이 자주 오는 방콕에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존재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낙수 물줄기가 내려오는 처마 중간 배수구, 대문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네개의 둥근 기둥의 모습은 단순한 디자인을 뛰어넘는 예술적 가치를 보여준다. 마치 거인의 팔이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느낌이다.




▲ 대사관 정문 빗물 배수구와 처마 끝 부분 그리고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의 모습

국기 게양대를 지나 본관으로 올라오면 원형의 건축물이 양 옆으로 세워져 있다. 가운데 분수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세워져 있는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건축물은 우리나라 첨성대를 닮은 듯 하다. 그 위로 높이 솟구쳐 올라있는 천장을 올려다보면 투명 유리의 피라미드 모양 천장이 보인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대사관 강당, 대사 집무실 및 본관 건물이 위치하고 있다. 현재의 영사관 건물이 새로 지어지기 전에는 대사관 강당에서 영사업무를 보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조그만 경비실 문이 남아있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문승현 대사는 재임기간중 주태국한국대사관을 최대한 수리하고 보수하며 좀 더 개선된 환경으로 만들어 우리 교민사에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남기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대사관 곳곳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어딘가 개선하고 고칠 곳이 없나 찾아보면서 최대한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사관 전체를 당분간 수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듬고 가꿔 나갈 것입니다. 김중업 건축가의 훌륭한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또한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재산이기에 최선을 다해 보존하고 개선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 일환으로 일명 우리 대사관 역사 찾기 작업의 일환으로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 역사와 건축물 소개가 들어간 책자 발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대사관 건물을 우리 교민들께도 널리 알리고 태국인들에게도 홍보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문승현 대사는 내년이 태국교민역사 65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교민들이 지내온 지난 역사속 우리의 것들을 축적하고 의미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대사관을 시작으로 태국속 우리들의 것을 계속 발굴하고 발전해 나가면 좋겠다” 말하며 교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진설명]


대사관 본관 정면


본관 기둥


본관 중앙 천장


중앙 분수대 격자벽


중앙 분수대 정면